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김하나, 황선우의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새로운 삶의 방식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새로운 가족 형태의 탄생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혼자도 그렇다고 결혼도 아닌, 여자 둘과 고양이 넷이 이루는 조립식 가족의 탄생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 점점 증가하는 1인 가구, 우리는 혼자 사는 것과 결혼하는 것 사이에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살던 두 여성 작가 김하나와 황선우가 함께 집을 구입하고 고양이 넷과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율이 27%를 넘어선 한국 사회에서, 결혼 제도에 편입되지 않으면서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는 대안적 가족 형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큰 화제를 모으며 일주일 만에 5쇄를 찍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예상보다 더 폭넓은 독자층이 이 책을 반겼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혼자 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믿게 되었다."
조립식 가족의 탄생 - 함께 살게 된 계기
김하나와 황선우 두 작가는 처음 SNS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대화를 나누면서 취향이 맞아 자주 만나게 되었고, 각자 1인 가구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한계와 고단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살아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김하나 작가는 이미 마음에 둔 집이 있었고, 황선우 작가를 설득해 함께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기에 이릅니다. 이는 단순한 룸메이트 관계가 아닌, 경제적으로도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 공동체를 형성한 것입니다. 두 사람은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씩 총 네 마리와 함께 30평대 아파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결합은 서로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두 작가가 모두 오랜 직장 생활과 작가 활동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함께 집을 마련하고 1년 만에 빚의 절반을 갚아나가는 모습은 두 사람의 경제력을 보여줍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기술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은 성격과 생활 습관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일을 짐으로 여겨 최소한만 가지려는 사람과 쇼핑을 기쁨이자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여겨 계속해서 물건을 사들이는 사람, 설거지와 청소, 정리, 빨래 개기를 즐기는 사람과 요리와 빨래 돌리기를 즐기는 사람. 이런 차이는 때로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책에서는 욕실에 보디클렌저를 딱 하나만 두고 쓰는 사람과 12개가 넘는 보디클렌저를 갖고 있는 사람의 차이처럼 사소하지만 일상에서 반복되는 습관의 차이가 어떻게 조율되는지 솔직하게 담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살면서 생기는 재정 문제, 공간 사용, 개인시간 확보 등 현실적인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은 40년에 걸쳐 쌓아온 각자의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도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존의 기술을 보여줍니다. 이는 어떤 형태의 공동체에서든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장점을 모두 취하는 삶
이 책이 제시하는 공동체 형태의 가장 큰 매력은 1인 가구의 자유로움과 2인 가구의 안정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혼자 살 때는 외로움과 몸이 아플 때의 불안함, 모든 집안일을 혼자 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반면 결혼 생활은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의 안정감은 있지만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김하나와 황선우의 '조립식 가족'은 두 가지 삶의 방식의 장점을 취합니다. 질병으로 약해졌을 때 서로를 돌봐주는 '주보호자'가 있는 안정감,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있는 위안, 그리고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움까지.
또한 이들의 집은 30평대로, 두 사람과 네 마리 고양이가 생활하기에 충분히 넓을 뿐만 아니라 여러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 수 있는 사교의 공간으로도 활용됩니다. 혼자였다면 누릴 수 없었을 생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 시대의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제안
이 책은 비혼을 장려하거나 기혼을 배척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자와 남자의 결합만이 가족의 기본이라는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들은 이를 "분자식"에 비유하며 현재 자신들의 분자식이 "W2C4(여자 둘, 고양이 넷)"이라면, 이 외에도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식이 태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 책은 미디어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는 비혼 여성의 삶, 그리고 "결혼하지 않고도, 그렇다고 혼자 고립되지 않고도 삶의 확장을 모색하는 여성"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다르게 살아도 멋지게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회의 고정관념에 도전합니다.
함께 산 지 2년 동안, 두 사람은 때로는 크게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는 부동산 앱에 들어가 혼자 살 집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함께 살면서 얻는 안정감과 즐거움, 그리고 서로를 통해 발견하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들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느낍니다.
두 사람의 목표는 "귀엽고, 사이도 좋은 즐거운 할머니들이 되어 바닷가에 바를 열고 좋아하는 음악을 종일 트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전에는 책의 2탄인 '여자 둘이 일하고 있습니다'를 낼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공감대 형성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들도 처음에는 "2030 비혼 여성"이 주 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기혼자와 비혼자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독자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특수하고 개별적인 이야기가 생각보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제도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당연한 과업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고자 합니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가능성, 하나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실용적인 정보도 담고 있습니다. 함께 집을 구입하는 과정, 생활비 분담 방식, 공간 활용법, 갈등 해결 방법 등 실제로 누군가와 함께 살고자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조립식 가족,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
김하나와 황선우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단순한 동거 에세이가 아닌,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와 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질문과 대답을 담은 책입니다. 결혼도, 혼자 사는 것도 아닌 '조립식 가족'이라는 개념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는 하나의 징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용기를 줍니다. 또한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지혜 등 어떤 형태의 공동체에서든 필요한 핵심 가치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공동체가 등장할 것입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그 다양성의 한 축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전하는 책입니다.
